주관적 별점 ★★★☆(3.5)
인상깊은 문장 : "우리는 점점 더 우주에 존재하는 외로움의 총합을 늘려갈 뿐인 게 아닌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전체 한줄평
SF를 빌려 표현하는 우리의 현실과 김초엽이 그리는 낭만적 미래
전체 총평
이전에 2020젊은 작가상에서 읽었던 '인지공간'이라는 단편보다 흥미로운 주제와 소재의 단편들이었다. 김초엽 작가는 SF장르를 빌려 우리의 현실을 말하고, 이상적인 미래를 꿈꾼다. 전체적으로 과학적인 용어가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술술 읽히는 편이다. 이전에 봤던 인지 공간이 그냥 저냥 무난하고 그렇게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내 편견을 깨주는 단편집이었다. 다만, 문장이 뛰어나거나 표현이 뛰어나고 아름답다기 보다는 소재와 발상의 특이함과 이를 주제와 연결시키는 지점과 이야기들이 대체로 탄탄한 구성을 갖고 있다. 어떤 사건 위주로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어 과학적인 설명이 들어가도 쉽게 읽히는 편이다.
단편에 대한 별점 & 짧은 서평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
: 이상적인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적인 현실 사이의 괴리감에 대한 이야기. 주인공은 한 마을에 사는 소년으로, 순례를 떠나는 마을 사람들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편지형식으로 친구에게 얘기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현실을 지나치고 외면하거나, 맞서 싸우거나.
[스펙트럼]★★★
: 최초의 외계인과 조우한 할머니의 비밀 이야기. 전체적으로 그냥 무난했지만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공생 가설]★★★
: 우리의 선한 인간성과 본성은 다른 곳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에 관한 이야기. 발상이 신선하긴 하지만 조금 더 구체적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어쩌면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를 더 외롭게 만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도달할 수 없음에도, 끝없는 기다림 끝에 남아있는 것이 절망뿐일지라도 나아가야할 목적과 방향성을 잃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그 마음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낭만적인 믿음이 아름답다. 이야기도 긴장감있게 진행되어 영화같은 느낌이 든다.
[감정의 물성]★★★★
: 감정이 담긴 물질, 아이러니하지만 물질을 통해 이해하게 되는 사람의 마음.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다음으로 좋았던 작품이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해가 아니라 공감일 수도 있다.
[관내분실]★★★☆
: 사람의 기억을 사후에 도서관에서 보관할 수 있다면? 아주 흥미로운 소재와 주제의 연결이었다. 몇몇 사람들은 페미니즘적인 내용이라고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엄마'의 자아에 관한 이야기는 다소 흔한 편이기에 그렇게 불편하게 느껴지지는 않았고, 우리 부모님 세대를 보면 공감이 가기도 했다. 다만, 흥미로운 소재에 비해 다소 뻔한 전개와 주제를 드러내는 방식이 너무 직접적이었다. 오히려 그 점이 아쉬웠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 수록된 단편 중에서 가장 무난했다. 인물을 너무 소모적으로 활용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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