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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리뷰

소설 책 [일의 기쁨과 슬픔] 짧은 서평

by 드레드. 2022.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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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별점 ☆☆☆☆ (4.0)

 

나는 예전에 '2020 젊은 작가상 작품집'에서 장류진의 <연수>라는 소설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었다. 그때 정말 재미있게 읽어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졌고, 결국 올해 <일의 기쁨과 슬픔>을 사서 읽게 됐다.

 

읽고 난 후, 오랜만에 정말 술술 읽히는 재미있는 단편 소설집을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한국 문학 작품들을 읽다 보면, '이야기'가 아니라 '문장'에 지나치게 치중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하지만 장류진 작가의 소설들은 어설프게 문장을 꾸미고 치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이야기'에 집중한다.

 

이 소설은 주로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데, 나는 공감 가는 부분들이 많았다. 작가 본인이 IT회사의 기획자로서 일을 오랬동안 했었고, 나 또한 IT팀에서 기획자로서 일하고 있기에 더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다.

장류진 작가는 인물들의 관계와 직장인으로서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사회의 부조리함을 잘 표현한다. 또 거기서 한 개인으로서 겪게 되는 매너리즘 같은 것들을 유쾌하고 재미있게 이야기 속에 잘 녹여내서 좋다. 직장인으로서 정말 느껴지는 바가 많았다. 나를 포함해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위해 일을 한다. 그 사회 속에서 살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집단적 사고'에 빠져 들게 된다. 

 

'당연히 이래야 되는 거 아냐?'

'이 사람이 이상한 거 아냐? 잘못된 거 아냐?'

'이 사람은 왜 그래?'

 

나는 그런 것들에 요즈음 회의가 느껴지곤 한다. 사실 그 사람은 아무것도 이상한 게 없을 수도 있다. 어떤 '집단'과 '회사'에 소속되어 있다 보면, 모두가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들을 어느새 나도 모르게 그렇게 받아들여지게 된다. 사실은 그게 아닐 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그런 편견을 갖고 있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집단적 사고에 빠지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또 위치와 질서가 생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위에 있는 사람들은 성과를 위해서, 조직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어쩔 수 없이 밑에 사람들을 압박하고 평가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그렇게 남들을 평가할 '권리'가 있을까? 나는 '일'이라는 잣대 하나만으로 사람을 그렇게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물론 회사입장에서는 다르겠지만, 나는 회사의 노예가 아니다!)

 

나도 언젠가는 그런 사람이 될까봐 가끔은 두렵기도 하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언젠가는 정말 회사의 일에서 벗어나서 나만의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계속해서 그런 일들을 시도해보고 싶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일'과 '나'를 제대로  분리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이 작가의 작품들은 계속해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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