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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

주니어 서비스 기획자의 회고록

by 드레드. 2022.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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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비스 기획자로 일을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사실 서비스 기획자가 되어야겠다! 마음먹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 본래는 마케팅 쪽에 더 관심이 많이 있었고, 서비스 기획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지도 잘 몰랐다.

 

대부분은 앱을 기획해본 경험을 포트폴리오로 내는 것 같았고, 나는 Figma를 조금 써봤기에 앱 기획서를 한 번 만들어 보기는 했다(엄청나게 부족하고 공개하기 부끄러운 기획이다) 다만 내가 기획자로서 강점을 가질 수 있었던 점을 꼽자면, 아무래도 다양한 일을 경험해봤다는 점과, 이것 저것 여러 가지를 '기획' 해 본 경험이 많다는 점이었다.

 

특히나 대부분은 아주 큰 포털사에서 QA를 경험해봤다는 점을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이것 외에도 사업자를 등록하고 온라인 문구 스토어를 만들고 광고를 돌려보고 구글 애널리틱스를 통해 성과를 분석하는 일 또한 아주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그래서 다행히도 이곳 저곳에 면접을 보러 다녔고, 그중 한 곳이 괜찮다고 생각해서 입사하게 됐다.

 

기획자로서 몇 개월 되지 않았지만, 느끼는 점은 서비스 기획자는 욕을 먹지 않기 굉장히 힘든 직무라는 점이다. 개발과 디자인을 하기 전에 가장 먼저 앞단에서 기획(설계)을 하는데, 거기서 기능적인 부분이나 UX, 혹은 고객이 원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짚어내지 못한다면 우선 가장 먼저 욕 먹기 쉽다. 개발자들은 '왜 이렇게 개발했어요?'라고 질문을 받으면 '기획이 이렇게 돼 있어서 했는데요?'라고 답하고 그럼 결국 돌고 돌아 앞단에서 기획한 기획자의 책임으로 돌아오고 기획자는 욕을 먹는다.

 

그렇기에 기획자가 욕을 먹지 않으려면, 요구사항을 정의할 때 명확한 '근거'와 '출처'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욕을 먹지 않을 수 있다. 요구사항의 근거는 다양하다. 데이터가 될 수도 있고, 고객의 불편사항이 될 수도 있고, 경영진이나 실무진의 요구사항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기획자의 '커뮤니케이션'능력이 중요한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기획자의 커뮤니케이션이란, 상대방(혹은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하고, 그게 정말 필요한 일인지, 그런 부분을 반영하게 됐을 때의 공수(얼마나 걸릴 것인가?)와 그만큼의 효과성이 있는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그런 판단을 통해 내린 결론을(나의 생각)근거를 통해 팀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인지시킬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느끼는 기획자가 기획을 '잘'한다는 것은 결국 그 많은 요구사항 중에서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그것을 기획서에 반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근거'를 바탕으로 개발자, 디자이너, 경영진에게 '설득'을 해야한다. 기획자가 판단을 잘하려면 우선 해당 분야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쇼핑몰 사이트를 기획한다고 해보자. 그런데 기획자가 쇼핑몰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낮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기획을 할 수 없다. 쇼핑몰의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주로 어떤 프로세스로 일하고 있는지, 쇼핑몰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어떤 프로세스로 구매로 이어지는지, 사용자들을 이탈시키는 요소가 무엇인지(디자인 적인 요소일 수도 있고, 프로세스가 불편해서 그럴 수도 있고, 가격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이유는 다양하다)

 

이런 것들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 화면을 구성한다면, 그냥 대충 배껴서 쇼핑몰 하나 기획할 순 있을 수 있어도, 정말 좋은 기획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것들을 잘 알려면 끊임없이 '왜?'에 대한 고민과 함께 해당 분야와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쌓아야 한다.

 

다만 이런 부분들을 판단하고 결정하여 계획단계부터 기획에 반영하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기에 기획자는 욕을 먹기 쉬운 직무인 것 같다는 게 내 결론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뛰어난 인간이라고 해도 계획 단계에서 기획자가 모든 부분을 알 수 없고, 그 판단이 100% 맞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렇기 때문에 기획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잘'하긴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이 모든 걸 하나도 빠짐없이 잘 해낼 수 있는 기획자가 있다면 그건 기획자가 아니고 그냥 신이 아닐까 싶다..

 

이런 기획 방식은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요즘 스타트업에서는 agile 프로세스를 도입하여 기획자보다는 프로덕트 오너라는 롤로 바뀌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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