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에서의 마지막 날, 오늘 저녁 비행기로 세비야로 넘어가야 했기 때문에 딱히 많은 곳을 둘러보지는 않았다. 호스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긴 뒤, 상 조르제 성과 그 주변에 있는 전망대를 둘러보기로 했다.
리스본은 정말 구경할게 많은 도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포르투와 다르게 이상하게 정이 가지 않는 도시이기도 했다. 도시 곳곳에 아름다운 골목이 반기기도 했지만, 이렇게 잘 정비되지 않고 난잡하고 낡은 분위기도 풍기고 있었다. 도시에는 구걸하는 극빈곤층이 꽤나 자주 보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리스본은 포르투처럼 완전 관광도시는 아니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다 보니 여러가지 현실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다만 다른 대도시들에 비해 유독 인도 정비가 안되어 있거나 페인트가 벗겨진 낡은 건물들이 자주 보이긴 했다.
그리고 첫날 갔었던 그라사 전망대에 다시 올라갔다. 낮에 와서 보니 어쩐치 칙칙한 대도시의 풍경이 보였다.
다행히도 이런 기분을 잊게 해준 건 한 거리 음악가였다.
이날은 평일에 낮즈음이고 그다지 유명한 전망대도 아니어서 사람도 별로 없는 시간대였는데, 구경하는 사람이 많이 없어도 열심히 자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덕분에 잠시 다운됐던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저렇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만의 음악을 꾸준히 한다는 건 멋진 일이다. 예전에 봤던 정말 좋아하는 음악 다큐 영화 <서칭 포 슈가맨>이 생각났다.
CD라도 살까 생각해봤지만, 생각해보니 집에 CD플레이어도 없어서 살 수는 없었다. 그냥 노래 들은 대가로 2유로 정도를 가방에 넣고 왔다.
그리고 내려가는 길에 무수히 많은 거리 뮤지션을 만났다.
저렇게 아파트에서 노래하며 양동이에서 돈을 받는다. 솔직히 아이디어는 기가막히긴 했지만, 노래 실력은 영 아니었고 기타를 치는 것도 별로 성의(약간 소울이 없다고 해야되나..)가 없었다. 아니 애초에 포르투갈인이라기 보다는 영어노래만 부르며 발음도 영미권(호주 혹은 미국) 사람 같았다. 그리고 만난 또다른 뮤지션,
그래, 이정도는 돼야 성의가 있지 하면서 열심히 구경했다. 그리고 도착한 상 조르제 성!
조르제성은 로마인들이 만들었던 굉장히 오래된 성이다. 한 때 군사 요충지나 감옥으로도 사용되기도 했다. 근데 생각보다 크지만 구경할게 많지는 않다. 굉장히 특이한 공작새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이쁘다기 보다는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르제성에서 나와서 또 근처에 있는 인근에 있는 산타루치아 전망대에 갔다. 그리고 전망대에도 뮤지션이 있었다. 근데 내가 아는 비틀즈의 Yesterday를 기타치고 있길래 오랜만에 반가워서 들었다. 정말 하루종일 음악만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리스본에서의 마지막 밥. 샹그리아와 함께 치킨 피리피리?라는 걸 시켰다.
치킨 피리피리는 아프리카의 고추를 이용해서 만든 매콤한 소스가 들어간다. 정말 포르투갈 음식들은 유럽 국가들 중에서 가장 한국인 정서에 가장 딱 맞는 국가가 아닐까 싶다. 생선, 해물밥, 치킨 피리피리 등 여태 먹었던 모든 음식들이 실패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포르투갈 여행은 오늘이 마지막이었는데, 그래도 좋은 뮤지션들을 보면서 나름 기분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스페인으로 넘어가는 비행기 내내 계속 포르투 생각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포르투는 나중에 다시 꼭 오고 싶다.
포르투갈 여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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