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이미 밤이었다. 나는 저가 항공기인 Wizz air를 타고 갔다. 비행기값은 10만원 이내로 기억한다.(8,9만원 정도)공항에서 지하철로 포르투로 도착하고 역에서 나오자 비가 오고 있었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야경도 볼겸 걸어서 가려 했으나, 그냥 비를 맞으면서 걸어서 가기로 했다.
그런데 비를 맞으면서 가는 건 괜찮은데, 문제는 바닥이었다. 포르투의 바닥은 캐리어를 끌기 힘든 환경이다. 오돌토돌한 돌바닥이어서 잘못끌고 다니다간 캐리어 바퀴가 고장날 것 같아서 불안했다. 아무리 튼튼한 캐리어라지만, 하도 막 굴린 터라 걱정됐다. 여기서 캐리어가 고장나버리면 대참사가 발생할 것 같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우버를 불러서 택시타고 갔다.
숙소는 더 하우스 오브 샌드맨이라는 호스텔이다. 무려 평점이 9.0이고 자체적으로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곳이다. 와이너리 투어도 가능하다. 사실 역에서 걸어서 간다면 거리가 꽤나 있는 곳이다(20분 정도). 근데 여러모로 강력추천하고 싶은 호텔이다. (가격대2~4만원)여행 시 호스텔 이용자라면 한번정도 이용해보는 걸 추천한다. 한인 스텝도 있다(물론 코로나 상황이 터진 지금도 있는 지는 모르겠다). 숙소도 깨끗하고 시내랑 조금 거리가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좋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사실 한인 민박을 많이 이용한다. 한인 민박의 장점은 한국인들이랑 같이 있기 때문에 짐 같은 부분을 걱정안해도 되며 한국인들하고 대화할 수 있고,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조식으로 한국 밥을 준다는 것이다! 난 이거 하나만으로도 갈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에 왔으니 또 밤에는 한국인들끼리 술마시고 놀고 할 것이다.
그런데 한인 민박은 생각보다 좀 비싸다. 대략 호스텔 금액에서 2~3만원 정도는 더 비싸다고 보면 된다. 또 하나의 장점은 듣기로는 민박 쪽에서 장기로 짐을 맡아주기도 한다고 한다. 근데 음..솔직히 민박 이용할 바에는 그 가격대로 잘 찾아보면 비슷한 에어비앤비를 이용할 것 같다. 어찌됐건 개인룸이 아닌 다 같이 자는 형태기 때문이다. 아무튼 조금 애매한 가격대인 건 사실이다.
나는 도착하자마 짐을 풀고, 바로 밖으로 나왔다. 포르투에서 유일하게 운영하는 재즈바가 있다고 해서 동행을 구해서 같이 갔다오기로 했다.
사실 약간 완전 재즈음악을 생각했는데, 음악은 그냥 블루스 음악이다. 궁금하다면 밑에 동영상을 올려놨으니 들어보길 바란다.
공연 시간표를 봤는데 이 밴드가 밤 열시 부턴가 새벽 네시까지 쭈우우욱 운영한다. 정말 미친 체력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 두 음악가들은 옆에 술을 끼고 공연을 한다. 한 곡이 끝나면 술을 마신다. 그것도 양주를 드링킹한다. 앞에 기타치는 사람은 노래도 부르고 기타도 친다. 그리고 옆에 머리를 묶은 사람은 하모니카만 부른다. 사실상 저 기타치는 남자가 혼자 캐리한다. 근데 머머리다. 머리빼고 다가진 남자..
앞에 저 하모니카를 부는 남자는 공연하다가 술에 잔뜩 취해서는 자기 혼자 삘에 꽃혀서 연주한다. 진짜 소울이 넘친다. 나는 한 한시까지 계속 보다가 지쳐서 집에 가기로 했다.
포르투는 야간에 치안이 별로 안좋다는데,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것 같긴 하다. 숙소로 가고 있는데 야간에 일단 어슬렁어슬렁 거리는 노숙자가 많았다. 잘못시비붙으면 무슨일 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을 하던 찰나에, 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남자 삼인조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Can you speak English?"하길래 음.. 낮이라면 어찌저찌 대답했겠지만, 손에 들고 있는 술병을 보아하니 좋은 꼴은 못볼 거 같아서 "NO"하고 빠르게 지나쳤다. 근데 뒤에서 들리는 웃음소리와 함께 "...Chinese어쩌구" 하는 소리를 들었다. 순간 잠깐 화가 나긴 했지만, 일단은 살고보자싶어서 그냥 후다닥 숙소로 돌아왔다. 검색해보니 빌라노바드가이아 지역이 약간 치안이 안좋단다. 내가 묶은 숙소는 바로 그 지역이다. 어쨌든 골목길로 다니지 말고 되도록 큰길로 다니길 바란다. 또 야간에는 되도록 혼자다니지 않기를 추천한다. 나는 그때는 잘 몰라서 그냥 골목길로 왔다. 골목길 불 안켜져있어서 진짜 무섭다. 나도 살짝 빠른 걸음으로 지나왔다.
유럽여행하면서 느낀 점이 길거리나 대중교통에서(식당, 술집 제외) 낯선 사람이(한국인 아닌 사람이)말을 건다면 절대 대답하지 않기를 바란다. 십중팔구, 아니 백빵 인종차별 아니면 돈 달라는 얘기다. 어쨌건 무사히 숙소에 도착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조식(호스텔 조식은 어디나 다 비슷하다)을 먹고 잠깐 산책하고자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뷰가 정말.. 너무 좋았다. 이거 하나 때문에라도 여기로 올만한 가치가 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한참을 서서 구경했고 동영상을 촬영했다. 저 건너편으로 보이는 게 포르투 시내와 인접한 곳들이며 반대편에도 호스텔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저쪽은 식당 등이 밀집해있어서 좀 시끄러운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여기 샌드맨 호스텔은 너무 고요하고 좋았다. 조깅하는 아저씨가 보이기도 했는데, 맨날 이런 뷰를 보면서 조깅할 수 있다면 맨날 할 같진 않지만 거 같았다.
씼고 나와서 시내를 구경하기로 했다. 아침에 나오자 마자 숙소 앞에서 간이 바 같은 걸 운영해서 포르투 와인 음료인 샹그리아를 시켰다.
상그리아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음료인데, 레드와인에 과일과 감미료를 넣어 만든다고 한다. 샹그리아는 약간 음료?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볍게 한잔 마시는 시원한 음료(는 사실 술이다)다. 근데 사실 샹그리아에는 감미료..가 아니라 집마다 제조법이 다르지만 대부분 위스키나 보드카가 조금 섞인다. 마실 때는 정말 술 맛을 못느끼고 달달하니 맛있다. (한국 과일 소주 순하리보다 술맛이 안느껴진다) 애초에 와인 도수가 꽤 높은 편이니 거기에 40도 이상 되는 위스키까지 섞으니 한잔이어도 꽤 셀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맛있다고 계속 마시면 훅가는 음료술이다. 그리고 나는 포르투갈 여행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샹그리아를 마셨다(어쩌다 보니 술자리가 끊이질 않았다) 다행히 훅 가진 않았다.
포르투는 얘기하려면 꽤 길어서 나눠서 써야 겠다.
포르투 여행기 1 끝!
'여행 > 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럽여행기_포르투갈_포르투_3 (0) | 2021.01.08 |
---|---|
유럽여행기_포르투갈_포르투_2 (0) | 2021.01.08 |
유럽여행기_헝가리_부다페스트_1 (0) | 2021.01.06 |
유럽여행기_체코_프라하_2 (0) | 2021.01.05 |
유럽여행기_체코_프라하_1 (0) | 2021.01.04 |
댓글